숙취 해소제와 마스크, 감기약 등을 개당 5만원에 판매하고 손님이 환불을 요청하면 소송을 걸라고 말해 논란이 된 약국이 폐업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정작 약사는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7일 대전시약사회 등에 따르면 유성구 봉명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A(40대)씨가 전날 구청에 폐업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A씨는 이와 관련해 "폐업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어제 손님 8명이 와서 사진 촬영하고 약을 사가서 4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A씨는 "폐업하려면 건물주에게 보증금 받고 나가야 하는데 이곳에 온 지 2주일 됐는데 그럴 수 있겠느냐"며 "폐업을 했다고 가정하더라도 또 열면 그만이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A씨는 이전에도 충남 천안과 세종시에서 같은 방식의 약국을 운영한 바 있다.
해당 약국의 폐업 여부는 며칠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폐업신고서가 접수되면 처리 완료 시점에 약국은 문을 닫게 된다. 처리까지는 3일에서 상황에 따라 시간이 더 소요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폐업신고서 처리 전에 A씨가 신고서 제출을 철회하면 폐업은 없던 일이 되고 영업을 계속 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24일 문을 연 이 약국은 숙취해소제를 샀다가 뒤늦게 비싼 가격을 알게 된 손님이 환불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절하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A씨는 카드 결제기 전원을 뽑거나 '법원으로부터 환불 판결을 받아오면 돈을 돌려주겠다'는 종이를 건네며 환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값을 비싸게 받는 이유에 대해 A씨는 "법이 그렇다. 상한가가 없다. 일반 약도 공산품 중 하나인데 적정 이윤을 붙여서 판매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에서는 "(비싼 가격 때문에) 약품 오남용을 줄여서 공공의 이익과 복지가 나아진다면 내 손해쯤은 문제없다"며 전혀 다른 이유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5일까지 유성경찰서에 해당 약국에 대한 신고가 6건가량 접수돼 경찰은 A씨를 사기죄로 조사하고 있다. 특히 A씨는 세종에서도 유사한 행위를 저질러 세종 남부경찰서에서도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약사회는 지난 5일 대전시약사회로부터 A씨에 대한 징계 요청을 받았고 다음 주 중으로 A씨를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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